오랜만 mm

진짜 내 속엣것을 토해내고 싶을 땐 손으로 일기를 써야지- 다짐하지만, 펜 쥐고 종이 위로 끄적일 기운이 없어 결국은 이글루스다. 네이버 블로그는 육아스트레스 해소용으로 2퍼센트, 육아템 득템을 위한 다소 전략적인 목표(?) 30퍼센트. 그 정도 자릴 차지하고 있다.
어쩌다보니 해곰 엄마의 아이덴티티로 가득차버린 그곳엔 '해강'의 이야기를 펼쳐놓을 자리가 없다. 별거 없는 일상이라 치부하고 흘려보내고 삼키고 잊어버리고 하다가, 역시나. 기록의 중요성을 새삼 또(!) 깨닫고 오랜만에 찾아왔네.

온종일 엄마노릇을 하고 나면 나도 모르게 내 안의 아이가 슬금슬금 기어 나온다. 나도 아이란 말이야, 나도 아직 아기야. 기대고싶고, 투정부리고싶고, 내 안의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말끔히 해결받고 싶고. 바보같지만 나는 매번 남편에게 엄마 아빠의 역할을 기대한다. 남편 역시 나와 마찬가지로 내 앞에선 아이이고 싶을 때가 있을텐데. 그게 오늘은 서로 꽝 부딪혔다. 내가 이해받고 싶은만큼 상대방도 이해받고 싶어한다는걸 알면서도 모른척하고 싶었다. 우리가 만나고 거의 처음으로 재곰이는 나에게 남에게 하듯, 아니 남한테도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처럼 화를 많이 냈고, 나는 가슴이 철렁했다. 세월이 흘러가며 서로를 익숙하게 당연하게, 마치 집 안의 가구처럼 여기는 그저그런 부부로 늙어갈까봐. 사실 그보다 더 극단적인 생각도 했지만.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한 것 같다. 나는 스물 일곱이라는 숫자와 어울리지 못하게 아직 많이, 많이 어리다. 가치있던 것들을 내버리고 속을 텅텅 비워버렸다. 텅 빈 공터에 쓰레기며 낙엽이며 거미줄 곰팡이가 스산하게 굴러다닌다.
어떻게 해야하는지는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걸까). 어린 해강으로 머물러있기엔 해곰이의 엄마가 부끄럽다. 후회하고 다짐하는 뻔한 오늘의 기록. 어떤걸 후회했는지, 무엇을 다짐했는지, 나는 또 부끄러워 적확한 기록 남기기를 포기한다. 실천에 1이라도 옮겨보고...

아니야. 그래도 반틈만이라도 남겨보자.
하나님을 적극적으로 알아가기
원점으로 돌아간 신앙을 바로세우기
말씀과 기도의 회복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기
나를 사랑하는 것만큼 재곰이를 사랑하기
해곰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기
영육간의 건강. 도와주세요 주님

덧글

  • 2017/02/01 14:13 #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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