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전국적 메르스 유행으로 외출을 삼가고 있을 무렵, 갑작스런 어지럼증으로 기절한 적이 있었다. 곧 깨어났으나 기절하면서 바닥에 머리를 부딪히는 바람에 가벼운 뇌진탕 증세가 있어 구토를 몇 차례 했다. 다행히 재곰이가 출근을 늦게 한 날이라 곧바로 응급실로 향했다.
그날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혹시나 메르스에 감염될까봐 걱정되는 것도, 몸에 큰 이상이 있어서 기절했을 수도 있다는 사실도 아니었다. 검사를 위해 이동침대에 실려 이리저리 움직이다 그 위에 누워 그대로 대기하고 있을 때 느껴졌던 이상한 어지럼증이 그것이었다. 누가 내 몸을 바닥으로 자꾸만 잡아당기는 것 같은, 한없이 아래로 아래로 미끄러지는 것 같은 이상한 기분. 내 몸은 자꾸만 바깥쪽으로 흩어지며 떨어지고 몽롱한 정신이 그걸 필사적으로 모아내지만 결국 미끄러진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그 때와 같은 기분이 들어 아찔했다. 책장을 덮는 마지막까지 깨지 않을 악몽처럼 아득하다. 외부로부터의 결핍에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사람이 되고싶다... 는 막연한 희망 사항이 생겼는데. 그러려면 어떤 노력부터 시작해야 할까.
그날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혹시나 메르스에 감염될까봐 걱정되는 것도, 몸에 큰 이상이 있어서 기절했을 수도 있다는 사실도 아니었다. 검사를 위해 이동침대에 실려 이리저리 움직이다 그 위에 누워 그대로 대기하고 있을 때 느껴졌던 이상한 어지럼증이 그것이었다. 누가 내 몸을 바닥으로 자꾸만 잡아당기는 것 같은, 한없이 아래로 아래로 미끄러지는 것 같은 이상한 기분. 내 몸은 자꾸만 바깥쪽으로 흩어지며 떨어지고 몽롱한 정신이 그걸 필사적으로 모아내지만 결국 미끄러진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그 때와 같은 기분이 들어 아찔했다. 책장을 덮는 마지막까지 깨지 않을 악몽처럼 아득하다. 외부로부터의 결핍에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사람이 되고싶다... 는 막연한 희망 사항이 생겼는데. 그러려면 어떤 노력부터 시작해야 할까.
덧글
그나저나, "외부로부터의 결핍에 흔들리지 않는" 삶, 멋질 것 같네요. 어떻게 해야 그런 삶을 살 수 있을지는 저도 모르겠지만.
리스트 쭉 봤는데 우리나라에 번역되지 않은 작품이 생각보다 굉장히 많네요 ㅠㅠ 이럴땐 정말 영어 잘하고싶다능...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