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까지의 근황 (부산 여행/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괴산 방문) mm

8.8 (금)
3일이라 촉박했던 인수인계를 마무리하고 복지관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러 갔다.
회사 그만두고 알바쟁이가 되려고 하는 나. 내 인생에 아마 '정규직'이라는 단어는 다시 없겠지 싶어 조금 씁쓸하면서도 웃겼다.
원래 한두 달 정도는 아무것도 안하고 쉬려고 했지만, 아르바이트 조건이 좋아서 냉큼 하게 되었고
그건 착각이라는 걸 지금은 알고 있지... 후후... 차주 수요일부터 출근하기로 함.
회사 출근하는 동안 여태 내 징징거림을 받아준 재곰에게 감사와 축하(?)의 뜻으로 비싼 밥을 쏘기로 했다.


이 사진 외에 음식 사진따윈 없다.
ㅋㅋㅋㅋ블로거의 기본 자세가 안 되어 있음



8.9~12 (토~화)
아침 일찍 일어나 부산행 KTX를 타러 서울역 고고싱! 
재곰과 함께 아무 생각 없이 부산에서 푸욱 쉬고 오기로 함.
이전 부산 여행 때는 먹+관광이 목적이었다면, 이번에는 정말 내키는대로 푹 쉬다 오고 싶었다.
그래서 부산까지 가서 뭘했냐면요,
쇼미더머니3 정주행, 메이플스토리 게임하기, 장봐서 밥 해 먹기, 산책, 낮잠... 




봉투도 데리고 갔다! 
귀여운 봉투 ㅋㅋㅋㅋ 여행에 최적화된 강아지다. 그래도 아마 오며가며 스트레스 많이 받았겠지? 고생했어, 봉투.





처음으로 먹어본 부산 밀면! 항상 다른걸 먹다 배가 모자라서 포기하곤 했다. 왠지 상상한 그대로의 맛일 것 같아서...
역시 예상대로의 정직한 맛이었다. 만두 마시쪄. 블로거의 기본 자세를 생각하며 성실하게 만두샷을 찍어보았다.





근처 홈플러스에서 장을 산더미처럼 봐서 거의 집밥을 해먹었다.
사진은 요거 한 장밖에 없넹... 







그리고 마지막 사진은 흔해빠진 스벅 사진 ㅋㅋㅋㅋ이걸 왜 찍었지.
부산집 근처 산더미 불고기집에서 점심 먹고 
와플이 급 땡겨서 와플집을 찾아 헤메다가 결국 스벅으로...
에스프레소 콘파냐!! 휩 많이 주세요. 흠. 아꼈네, 아꼈어.
마린시티는 진짜 살기 좋아보인다. 여기 있다가 꾸질한 우리 집에 돌아오니 기분이 꿀꿀해짐...
마린시티 라고 하니 포켓몬스터 게임이 생각나네. 아, 팔아버린 닌텐도가 갑자기 쪼끔 아쉬워졌어.




8.13 (수)

알바 처음 나가서 계약서를 쓰는데, 알고 보니 소개해준 사람이 알려줬던 페이랑 완전 차이가 났다. 
거의 페이 40% 이상으로 부풀려 말함...흑흑... 초초꿀알바인줄 알았건만 급짜식...ㅠ_ㅠ
건너 소개 받은거라 따져 묻기도 어렵고. 중간에 소개해준 친구만 뻘줌하게 만들 것 같아 막 캐묻진 못했다. (근데 지금 생각하니 나름 막 캐물은 듯)
주30 시간 내에서 시간 조절이 자유로운 점, 일이 비교적 널널해서 개인 시간이 많은 점은 장점이다. 
그치만 그냥 평균적인 알바 시급이라 굉장히 쪼들리는 느낌이 급 들었다. 그리고 건물이 너무 낡아서... 
꾸질한 집에서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며 1차로 기분이 구리구리해지고 사무실 도착해서 2차로 꾸리해지고 만다. 
사람이 참 환경에 지배받기 쉬운 동물이라는 걸 내심 깨달음. 
예쁨 지수가 부족하다고!! 예쁜 걸 좀 더 많이 보고 산뜻한 기분이 되고 싶어...  
무튼 여기 계신 분들은 진짜진짜 착한 듯. 사회복지사들은 원래 다 그런가효? 기본적으로 바탕이 선한 사람이라는 인상.
주4일로 출근하려면 9 to 6가 되는데, 이게 은근 힘들다. 이전 회사에서는 일이 정신없이 많으니 퇴근 시간까지 시간이 훅훅 갔는데,
하는 일도 별로 없이 그냥 자리에 앉아 있으려니 그게 더 힘들게 느껴지기도 했다. 
무튼... 첫날 이런저런 생각으로 우울해진 나 자신을 cheer up하고 싶어서 급꽂힌 영화를 보러 가기로 함.



아트나인 근처 맛집을 찾아 스시가에서 스시도 혼자 호로록 하고요.



예매한 영화는 바로 이겁니다.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아, 무지 좋았다. 눈이 즐거운 영화였는데, 귀는 더 즐거웠다. 아트나인에서 보길 잘했다는 생각.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며 왼쪽 창문 롤스크린도 함께 올라가는데, 야경이 짠! 하고 펼쳐졌다.
아트나인은 처음이었는데, 기존 갑갑한 영화관에 비하면 좀 더 편하고 아늑하게 집에서 영화 보는 느낌이랄까.
이 분위기를 근처에 앉은 관객들도 다 함께 공유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갑자기 나처럼 혼자 오신 옆자리 아주머니가 영화 메이트같이 막 친근하게 느껴졌다.

영화를 보고 나니 드는 생각.
1. 우쿨렐레 연습 다시 해야지
2. 슈케트랑 마들렌 고프다
3. 브랜디에 절인 체리맛은 어떨까?
4. OST는 어딜 가야 들을 수 있지?
5. 어마어마한 분량에 포기해버린 프루스트의 소설, 다시 도전해볼까



8.15~17 (금~일)

재곰과 괴산에 같이 내려갔다. 
나 데리러 잠깐 왔던 거 빼면 괴산은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다.
혼자 간 게 아니고 재곰이랑 같이 갔으니 여기저기 놀러도 많이 가보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야지... 라고 생각만.
이상하게 집에 가면 잠이 많이 온다. 결국 낮잠만 실컷 자다 온 느낌. 재곰한테 미안했음 ㅠ_ㅠ

금요일 밤, 회관에서 밥을 먹고 산책 하고 펜션 근처 카페에 갔다 돌아 오는데, (카페는 문 닫았음. 8시면 문 닫는다고...)
엄마가 할 말이 있다며 승연이보고만 먼저 차에서 내리라고 했다.
재곰 숙소로 잡아놓은 레스텔에 엄마와 나, 재곰이 같이 올라가는데 뭔가 분위기가 딱... '결혼 얘기 하려는구나' 느낌이 왔다.
우리 둘끼리, 혹은 엄마랑 내가 아닌, 엄마와 재곰이 결혼에 대해 얘기한 건 처음이었다.
엄마가 질문하고 재곰이 대답하는 Q&A 시간 같았음... ㅋㅋㅋ 
나는 에어컨때문에 너무 추워서 리모콘을 찾아 헤매다가 결국 못 찾고 침대에 웅크려 자는 척하며 다 들었다.
이제 와서 생각하니 진지한 얘기가 오가는데, 나는 애처럼 침대에 널부러져 자기 일 아닌 양 그러고 있던 게 너무 쫌... 부끄럽네. 
근데 난생 처음의 이런 분위기가 민망하기도 하고, 엄마랑 재곰이랑 하도 진지하게 얘기하고 있어 대화에 끼는 게 좀 뻘줌했다.
나중에 얘기가 얼추 마무리되고, 엄마가 '넌 엄마한테 할 말 없어? 궁금한 거 없어?' 라고 물었다. 
그리고 난 어버버 하며 '어.. 없어'라고 했다. 근데 엄마랑 둘이 집에 돌아가는 길에 궁금한 게 생겼다.
'결혼이란 건 정신적으로 성숙해진 어른이 하게 되는 건 줄 알았는데, 나는 지금 나를 생각하면 애 같다. 괜찮을까?'
그러자 엄마는, 엄마 역시 아직까지도 스스로가 어른이라는 생각이 안 든다고. 
그럼 엄마, 큰이모도 자기가 어른이란 기분이 안 들까? 하니, 큰이모도 똑같단다. 사람은 평생 어른이 되어가는 거라고. 
몇 년 전, 재곰을 사귀기 전에도 '나는 결혼하면 스물 여섯 살에 하고 싶어' 라고 했었는데, 정말 그렇게 되려나 싶다.
아직까진 그래도 막연하게 느껴진다. 신앙적으로 회복되고 잘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곰이 보내 준 내 몰카..ㅋㅋㅋㅋㅋㅋ
별이 산책하는데, 햇볕이 세서 엄마 농부 모자 쓰고 나간거였는데 ㅋㅋㅋㅋ
진짜 아지매네. 저거 뭐하고 있던거냐고 물으니 별이 이쁘다이쁘다 하고 있는 중이란다.





이 날 저녁 먹고 산막이옛길을 산책했다.
뜬금없이 재곰이 야호- 했는데, 우렁우렁 울려퍼져서 엄청 웃겼다.
우리 재곰... 1년 사이에 많이 늙은 듯 ㅠ_ㅠ 아버님의 얼굴이 막 묻어 나옴



-

스압이 되어 제목을 그냥 '근황'이었다가, '지난주까지의 근황'으로 바꿨다.
매일 매일 일기 쓰는 습관을 되찾아야 하는데... 



덧글

  • 2014/08/21 11:41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8/21 12:08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재곰이 2014/08/21 11:45 #

    사랑해요
  • 해강 2014/08/21 12:09 #

    ♥ 헿
  • 리효 2014/08/21 19:43 #

    그 영화관 저도 아주 좋아합니당 ㅎㅎ
    낮에 가도 좋고 저녁에 가도 좋고
  • 해강 2014/08/26 21:22 #

    정말 낮에 가도 좋을 것 같아요!
    앞으로도 종종 가게 될 듯...ㅎㅎ
  • 고구마박 2014/08/28 23:27 #

    아니, 잠깐.

    결혼???????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